<작품세계 2>

 著者와 함께
 兪金浩 작 高麗舞 상(세계일보)

                                                                                                                南成淑 기자

 고려 賤民의 삶 그린 歷史小說 출간

80년 5월 이후 절필하다시피 했던 소설가 유금호씨(木浦大 교수)가 12년만의 침묵을 깨고 역사소설을 내놔 문단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십년의 침묵 속에서 자신을 가장 괴롭힌 것은 쓰고 싶지 않을 때 쓰지 않는 진정한 자유였다고 토로한 유씨가 내놓은 장편소설은 '高麗舞' 상하.

고려 무신정권 등장 전후 억압받는 노비들의 생활상과 신분의 수직 상승에 대한 한 줄기 꿈과 좌절을 기본 축으로 하여 고구려에 대한 향수, 탄트라적 밀교의 幻影, 냉철하게 자기 확립을 해 가는 인물들의 대립과 갈등을 그려낸 이 소설은 소설 배경이 되는 고려시대 뿐 아니라 작가가 끊임없이 제기해 온 원초적 허무와 본질적 자유를 형상화하고 있다.

천년 저편의 세월 속 이야기면서도, 이미 지난 이야기로 고정되지 않고 우리의 현재적 삶 속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소설은, 자기 확인을 위한 고통스러운 자기 찾기의 몸부림, 수직적 신분 상승의 변신, 지아비의 죽음 앞에서 같이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사랑과 인내의 한계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개인의 죽음으로는 소멸될 수 없는 보다 보편적인 인간으로의 자유 의지들은 어느 세월, 어는 장소에서도 끝없이 반복되는 인간 삶의 기본 명제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최근 작고한 문학박사 尹江遠 교수는 '고려 18대 의종 말부터 정중부의 무신정변, 명종 조, 초기 최충헌의 등장 사이의 배경 속에서 고려 천민들의 삶이 조명된 이 작품은 작가가 현대사를 살아오면서 확인한 현실 인식과 관련된다'고 짚고, '역사의 변모 속에서 숱하게 별처럼 떠오르는 사건과 인물들을 모두 어둠으로 내몰거나 배경으로 처리하고, 역사의 행간 속에 억압받고 학대받던 천민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치면서 언제나 굴욕과 좌절 속에 짓밟히기만 했던 민초들의 원형을 철저히 추적해 내었다,고 평했다.

 
원초적 허무.본질적 자유 등 형상화
民草들의 원형 추적....12년만의 결실

兪씨는 1942년 전남 고흥 출생으로 공주사대 국문과를 졸업한 후 고려대 대학원을 거쳐 경희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목포대학에서 현대소설을 강의하고 있다.

196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소설'하늘을 색칠하라'가 당선되어 데뷔, 그 동안 소설집'하늘을 색칠하라' '깃발''한 마리 작은 나의 꿩'과 장편 '겨울에 내리는 비'외에 문학비평집'언어, 그 꿈과 절망''한국 현대소설에 나타난 죽음의 연구'를 출간한 바 있다.

'유교라는 단색의 그늘로 채색된 조선조보다는 다양한 분위기가 있는 고려 쪽이 저는 훨씬 좋습니다. 고구려의 웅혼에 대한 노스탈지어가 있고, 몽고와의 관계 속에 보이는 처절한 자유 의지와 굴욕이 있고, 거듭되는 쿠테타의 야망과 치욕이 있고, 고려자기의 비취색 신비와 호국 불교 못지 않은 탄트라 적 밀교의 흔적까지 각각 제 빛과 음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고려 노비 계급의 분노와 처절한 사랑, 좌절, 허무가 지금 우리 가슴에 미래의 우리 가슴에 원초적 경험으로 각인되어 있다고 믿는 작가의 고려로의 여행이 역사소설의 넓이를 두껍게 하고 있다. (南成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