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함께>
 소설집 '새를 위하여' 펴낸 유금호씨

                                                                           취재: 광주일보 김옥조기자
                                                                                    1996년 3월 19일

'새'는 항상 자유의 상징이다.
따라서 새 만큼 자유로운 존재가 없다는 믿음을 우리는 갖고 있다.
사는 일이 힘겹고 인간 욕망의 한계에 부딪칠 때마다 '새'의 존재는 우리들의 꿈으로 남는다.

중견작가 兪金浩(목포대 교수)씨는 최근 내놓은 신작 소설집 '새를 위하여'(도서출판 큰산 刊)를 통해 그가 일관되게 소설의 화두로 삼아 온 자유를 향한 인간의 갈망을 12편의 중 단편에 담고 있다.

특히 '새'가 가진 날개의 의미를 전편에 걸쳐 부각함으로써 '날아오름'을 자유로 통하는 비상구로 형상화하고 있다. 날고 싶다는 욕망을 자유롭고 싶어하는 인간내면의 근본 욕구로 전환하면서 결국 날아오르지 못하면서도 끝내 버리지 못하는 꿈을 작품을 통해 키워내고 있다

 
'절대자유'로 통하는 비상구 찾아
추락과 비상 거듭하는 '새의 숙명'

'문학은 꿈꾸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우선 나를 옭아매고 있는 수많은 것들로부터 탈출에 대한 시도지요. 현실적으로 소유하고, 확인하고, 붙잡고, 얼굴 맞대고 깊이 들어 마시고 싶은 체취, 그 갈증과 회의들로부터 자유로운 꿈인 셈이지요. 이번 작품집은 새에 깃든 이러한 꿈의 이야기를 한데 묶었습니다.'

이러한 작가적 의도는 장편 '高麗舞'를 통해 고려 천민의 억압된 내면의 분노를 분출시켰고, '소설 열하일기'에서는 날개에 대한 꿈의 한 과정을 추적했는가하면, '하늘을 색칠하라'는 20대에 느낀 허무에 대한 또 다른 실체를 담담하게 그려내었다.

'결국 인간의 삶의 의미란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는 믿음이어서 나는 아직도 '새'에 대한 꿈을 꿉니다. 시공을 초월한 자유의 자리를 찾거나 억겁의 질긴 인연의 줄에서도 자유로운 무위의 존재로 남아있도록 말입니다. 과거 한국문학은 외부적 힘에 대한 저항이 주도했다고 봅니다. 이제 문학은 인간의 보편적이고 원초적인 감정을 적셔주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12편의 중 단편에 담은 끝내 버리지 못한 날개의 꿈
풍부한 서정 속 절제의 미학 돋보여

이번 작품집에 묶은 '한 마리 작은 나의 꿩'은 들꿩처럼 길들여지지 않는 한 사내의 핏줄에 대한 거부와 그 핏줄의 확인으로 치닫는 tnra명이 신선한 문체와 속도감 속에서 선명하게 형상화되어 있다. 또한 '패배의 겨울'은 충족에 수반되는 환멸과 비애의 실체를 차분하고 서정적인 문장에 담아 성취 뒤에 오는 허탈감을 절제하면서 효과적인 감정처리를 드러낸다.

뿐만 아니라 '萬積'에서는 역사적 인물의 대하물을 단편의 시각에 끌어들이는 실험과 함께 지식인의 고뇌를 암시하고 있으며 '파란빛 파리 떼'를 통해서는 죽음의 실체를 확고한 역사인식 속에서 추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兪씨는 전남 고흥 출생으로 공주사대 국문과와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 경희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지난 6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겨울에 내리는 비''깃발''소설 열하일기' 등 6권의 작품집과 비평집 '언어, 그 꿈과 절망' 등을 냈다. (김옥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