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장편소설 '내 사랑 풍장' 유금호 지음

                                                               책만드는 사람들(1999년 12월호)


196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저자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저자는 현재 목포대학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작품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그 동아 소설집 '하늘을 색칠하라'를 비롯하여, 장편소설 '고려무''소설 열하일기' 등 많은 작품집을 펴냈으며, '여자에 관한 몇 가지 이설 혹은 편견'으로 제24회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제목에서 시사하는 것과 같이 풍장(風葬)이라는 장례 풍습에서 처연한 모습을 그리고, 죽음을 통해 삶의 아름다운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시베리아 북단 툰트라 지역 한 켠에 살고 있는 축치족 원주민들의 이색적이고 충격적인 장례 모습을 TV다큐멘터리 화면을 보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어린 시절 첫서리 내리기 시작한 과수원 배 밭에 피어있는 배꽃을 보았습니다.
낙엽이 시작되던 계절, 그 가을 배꽃의 처연한 아름다움, 여름 태풍이 잎과 줄기마저 할퀴고 가버린 후, 내년에 피어야 할 꽃눈이 그 가을, 서럽게 피고 있었던 것을 너무 어린 나이에 보았던 셈입니다.
그뿐인가요. 전쟁 중이던 그 무렵에는 학교 가는 둑길 위,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는 것도 자주 보았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이때부터 작가는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이라는 화두를 안고 작가의 꿈을 태동시키고 있었다. 많은 작품을 발표하면서도 저자는 늘 무엇인가 목 말라했고, 그것이 '내 사랑 풍장'을 탄생하게 했다.

한 중견 작가의 작품 세계를 한 단계 마무리하는 열정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